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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죽음

Thoughts 2007.11.28 23:34
오늘, 오랜만에 학교에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가 보았다. 간만에 보는 아랫동네는 꽤나 달라져 있었다. 기념품점과 복사실이 있던 곳은 뭔가 공사중으로 텅 비어 있었고, 학관 서점은 전공서적들이 있던 부분이 메워져 작아져 있었다. 다른 장소는 모르지만, 대학이라는 곳에서 서점을 축소시키다니 맘에 들지 않는다. -_-+

서점에서 이 책 저 책 뒤적거리다가 어느 한 구절을 보았는데, 그게 눈에 확 들어오더니 가슴에 돌로 새기듯 파파박~ 박혔다. 음, 잊을 수가 없는(잊기 싫은?) 한 구절.

전쟁의 첫 번째 사상자는 민간인이 아니라 진실이다.

미국의 언론은 미군이 파병되어 있는 지역의 민간인 사상자에 대한 기사/보도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언론을 통하여 주고받는 전쟁의 명분 역시 진실과는 거리가 멀다. 전쟁은 그 시작부터가 진실을 뒤로 한다. 나는 모든 전쟁이 악이야! 라고 외치는 급진평화주의자는 아니지만, 전쟁이 죽여버린 그 진실에 대해서는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꼭 총알과 미사일이 날아다니는 전쟁에서만 진실이 죽는 것은 아니다. Truth is over there. 언제나 그렇다. 당장 이번 대선까지 남은 21일, 진실이 과연 살아 있는가? 모르는 일이다. 현실에 반영되지 않는 진실은 죽은 것이다. 우리는 언론이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전쟁이 일어나면 많은 민간인이 죽는다는 것을 안다. 진실은 이야기됨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영향을 미침으로 사는 것이다. 그 죽음들이 모두에게 공공연히 이야기되어 종국에는 전쟁을 막을(실패한다 하더라도) 대중의 움직임으로 전해져야 살아있는 진실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선거일까지 후보들의 비리/뒷이야기에 대해 수많은 이야기가 있을텐데, 그중 일부는 사실로 밝혀질 수도 있을 것이나. 이 진실이 과연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언론이 이건 사실이야 라고 말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과연 국민들은 그것을 어떻게 받을 것인가. 솔직히 좀 두렵다. 나는 21일 후, 세상에서 가장 처참하게 난도질당해 죽어버린 진실의 시체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국가기간과 정부, 군, 정치, 부패 - 이런 단어들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국민 - 의 손에 죽어버린 진실의 시체를.



아니, 벌써 그 시체를 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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