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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2일차 인월->황매암->수성대->장항마을->등구재->길섶->금계

Daily life/Tour 2009. 8. 29. 09:34
첫번째 날은 서울에서 운봉까지 가는 데에 꽤나 시간을 써서 그런지 걸은건 10km 남짓밖에 안되었다. 그래서 오후 3시가 다 되어갈때 출발해도 목적지에 닿을 수 있었는데 ... 총 3일 일정 중에 오고/가고 하는 데에 시간 낭비가 없는 이틀째가 하이라이트다! 라는 기분이었지. ... 확인해본 결과 2일차에 인월에서 금계까지 걸어가야 할 길은 약 20km.

논산 훈련소 생각난다... 야간행군. OTL. 그래도 여기는 완전군장은 아니니까 좀 다행... 하지만 군장 대신 몸 곳곳에 자리잡은 살들이 좀 버거울 것 같은 느낌인데. ㅠㅠ

아침 일곱시 반 정도에 민박에서 나와 인월장터 쪽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마침 디군과 같은 방향으로 걷는 듯 보이는 분들을 만났는데, 어제 디군이 지나쳤던 옥계저수지 아래쪽 리조트에서 밤을 나고 새벽 일찍 출발해서 여기로 왔다고 한다. 우어 -0- 대체 몇시에 나오신거지 ... 덜덜 ;; 내가 이쪽 방향 마지막이겠지, 라고 생각하고 걸었었는데 더 늦게 길에 뛰어드신 분들이 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나서, 그 분들은 인월장터로, 디군은 마트를 들러 지리산길 안내센터를 찾아 헤매었다. 마트에서는 참외, 사과 등 과일을 좀 사서 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먹을 요량으로 쇼핑을 좀 하고, 지리산길 안내센터를 물어 물었는데, 이쪽 시골에선 언제나

의외의 곳에 의외의 것이

있는 것 같다. ... 라고 하기엔 좀 그렇고, 헤맸다. 그냥 구 인월교를 지나서 바로 오른쪽으로 가면 바로 나오는데, 그걸 인월장터를 돌아서, 주유소를 지나서 한바퀴 뱅그르르 돌아서 안내센터를 찾아오다니... 털썩 ...

안내센터

안내센터, 방향이 이상하지? ㅠ_ㅠ

지도

지도, 이 밑에 구간별 안내도가 비치되어 있다

지도

간단한 마을지도


안내센터는 문이 닫혀 있었는데, 바깥쪽에 지도가 배치되어 있어서 몇몇 사람들이 코스를 살피고 있었다. 한 아주머니는 작년에 매동-금계를 걸으셨다면서, 이번에 나머지를 돌아야 한다고 하셨는데... 계속 말씀하시는게 작년에는 누군가를 따라 걸은 듯 하고, 어디를 걸었는지, 안내센터가 어디에 있는지 정작 본인께서는 정확히 모르시고 계셨다. 매동-금계를 걸었을거라는 것도 이야기를 종합해서 내가 추측한거니까 ... -0- 여튼, 주천-운봉-인월-금계-동강-수철 로 이어지는 각 구간별 지도 ... 라기보다는 안내도가 비치되어 있었다. 지도라기엔 좀 그렇지만, 상세한 길은 이정표가 안내해줄테니까 이정도면 충분하다. 이정도만 있었어도 어제 길로 들어서는게 그 고생은 안했을텐데 ... 좀 아쉬움이 ...

여튼, 안내센터까지 들르고 나서 다시 지리산길을 따라 출발! 구 인월교에서 논두렁길을 따라 길이 뻗어 있었다. 해도 아직 뜨지 않고 저 길 너머로는 깃털 모양의 구름이 늘어서 있고, 공기는 맑다. 논에서는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님이 새벽부터 농약을 뿌리고 ... ... 응? ... -_-

깃털구름

나름 깃털같다고 생각했다

사랑방

사랑방 황소와 흰새님



왼쪽으로는 작은 천이 하나 흐르고, 오른쪽으로는 농약냄새 가득한(...) 논밭이 펼쳐졌다. 걷다 보니 왼쪽으로 사랑방마냥 누워서 노닥거리는 황소화 흰 새도 볼 수 있었다. ... 정말 팔자 좋아보인다.

그렇게 가다가다 보면 중군마을에 도달하게 된다. 이 마을의 외곽쪽으로 해서 주우우욱~ 올라가는 길이 계속되고, 올라가다 보면 길이 갈라지는 지점이 나온다. 위쪽 산길로 가면 황매암이 나온다고, 올라가는게 얼마나 힘들려나 - 잠깐 고민하다가 그래도 산길로 가기로 했다. 황매암 ... 처음엔 암이라길래 무슨 돌? 인가 했는데 그 암이 아니라 작은 사찰을 말하는 듯.

물터

황매암 물터

본격적인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황매암이 나온다. 마실만한 물도 있고, 시간도 적당해서 사온 사과/복숭아/참외를 여기서 씻어 먹었다. 물이 내려오는 곳 근처에 돌식탁(?) 같은 것이 있어서 서너명 정도가 앉아서 쉴 수 있어 보였다. 물론 시끄럽게 떠들면 안되겠지.

참고로, 쓰레기는 모두 가방에 다시 챙겼다. 문화시민 디군이다!

여기서 물통에 물을 좀 채우고(마셔도 되는지는 확인 안함. 살아 있으니 된거지...) 올라오느라 살짝 땀흘린 것도 식히고 나서 다시 길을 따라 출발했다. 시작부터 왠 오르막이 이리 심하대 ㅠ_ㅠ

황매암에서 다시 산길을 따라간다. 다람쥐도 나오고, 민달팽이도 만나고 ... 슬슬 해가 높아지고는 있지만 아직 숲길이라서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어서 시원한 마실 기분으로 걸을 수 있다. 그리고 다음 목적지가 왠지 이름만 들어도 시원할 것 같은 수성대, 라고 하잖은가!

그렇게 걷다 보면 아까 갈라졌던 길이 다시 만나게 된다. 잠시 시멘트 길을 걷게 되고, 나무들이 만들어주던 그늘도 사라지게 된다. 하지만 조금만 걷다 보면 오른쪽으로 어떤 절 가는 길이 나오고, 여길 무시하고 그대로 주주죽~ 올라가면 다시 산길로 접어들게 된다. 야호! 조금만 걸어가면 맑은 물이 졸졸졸졸 흐르는 수성대가 나온다! 여기서 양말을 벗고 물에 발도 담궈봤는데, 발이 시리다. 세수도 하고 발도 좀 씻고 참방참방 하는 등 수질 오염에 살짝 기여(죄송...)하며 돌 위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

012


근처에는 아저씨 두분이 마른안주류의 군것질 거리를 먹으면서 쉬고 계셨는데, 우리를 발견하더니 오징어와 바나나 말린것 들을 좀 나누어 주셨아. 으아, 감사감사 ~ >_<

그렇게 잠시 쉬다가 다시 일어서서 배넘이재를 넘어 장항마을로 가야지! 라고 생각하던 차에 쉬고 계시던 아저씨들도 일어나서 걷기 시작하셨다.어쩌다 보니 걸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 아저씨들은 어린 시절에 장항마을에 사셨던 분들이었다. 지금은 서울쪽에 계시는데, 간만에 시골에 내려왔는데 걷는 길이 생겼다길래 산책 삼아 나와본 거라고 ...

그리고 수성대에서 장항마을로 넘어가는 그 길이, 예전에 아저씨가 나무하러 다니던 길이라고 한다. 30년쯤 전에 나무하러 다니던 길이 이제 잘 꾸며져서 지리산 둘레길이 되었다고, 어렸을 때 봐두었던 나무 작은 한 그루가 어느새 거목이 되어버렸다고, 저기에 있는 풀숲에서 함께 나무하러 다니던 친구들과 쉬어가곤 했다고, 오늘 묵으려고 했던 창원마을을 예전에는 창몰이라고 불렀다고, 그런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으아아, 예전 나무하러 다니던 길이라굽쇼!?

소나무

이게(이분이?) 정2품이라신다

그 외에도 이런 저런 나무 열매라던가, 고사리라던가, 설명을 들으며 걷다 보니 배넘이재 넘어서, 서어나무 넘어서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정2품 소나무를 스슥- 지나쳐 장항마을 쉼터에 도달하게 되었다. 쉼터에서 아저씨 두 분은 마을로 내려가셨다.

쉼터에는 반대 방향에서 온 분과, 아침에 보았던 뚜벅이 세분이 앉아서 쉬고 계셨다. 아까 길이 합쳐질때도 얼핏 보긴 했지만, 황매암에 들러서 아침을 떼우고 오는 동안 아래쪽 길로 먼저 지나가셨던 것. ... 여기서 옥수수를 좀 사먹을까 했는데, 철이 지나서 옥수수는 없다고 ... 그렇다고 날도 더운데 거기서 쉬던 분들처럼 막걸리를 먹기도 좀 그렇고 -_-; 해서 그냥 국도 근처로 가서 아무 식당에서나 점심을 때우기로 했다.

그 아래쪽이 뱀사골이었나보다.

여튼,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었다. 장항마을로 내려온 시각이 정확하게 12시. 점심 먹을 시간인데, 근처에 식당이 하나뿐이어서. ... 밥은 그냥 그럭저럭이었는데, 식사 후에 커피믹스 하나 가져다가 인스턴트 커피 한잔을 마셨더니 캬아 ~~~ 마시따 >_<

그러고 나서, 국도를 스슥- 지나, 식초공장 옆쪽으로 이어진 오르막길을 주우우욱 올라간다. 이게 오늘의 하이라이트 등구재의 시작인 듯 하다. 어제 옥계 저수지를 거쳐 주욱 올라오던 길도 조금 힘들긴 했었는데, 오늘은 아마 더 피곤하겠지 ... 올라가다보니 범어학교? 였나? 그런게 쓰여진 조끼를 입은 아이+인솔자들이 우루루루 내려온다. 어딘가에서 단체로 왔나보다. 지나가면서 "안녕하세요" 인사만 대여섯번을 했다.

이 등구재를 다 넘어가면 오늘의 목적이 창원마을에 도착 - 응? 창원마을이 아니라 금계 아니냐고? 원래 창원마을에 쉬어갈 생각이었지만, 그냥 금계까지 가버렸다우 ~~~ - 하고 거기서 한시간쯤만 더 가면 금계가 나올 것이다!!!

근데 등구재는 배넘이재랑은 차원이 다른 듯. 올라가는 길에 마을 세개의 입구(?)를 거치고 (하항/중항/상항마을) 나서 등구재를 넘는 마지막! ... 처럼 보이는 쉼터가 나온다. 이름이 등구령 쉼터였던 것 같다. 어떤 분의 리뷰에서는 무인 쉼터로 소개되어 있었는데, 이 날은 아주머니 한분이 계셨다. 여기가 대박이다. 누구 말마따가

목이 참 좋은 곳

인데, 바람도 살랑살랑, 그늘도 근사하고, 시야도 확 터져 멋진 경치가 있는데다, 식혜(보통 식혜, 구절초 식혜 둘다 마셨지롱~) 한컵 마시면 천상 낙원이다. ... 그리고 옆에서 막걸리에(아흑, 막걸리 정말 땡겼는데 ...) 고추전을 드시던 부부처럼 보이는 커플님들이 고추전을 나눠주셔서 맛있게도 냠냠. 아, 시골 인심뿐이 아니라, 길을 걷는 분들도 인심이 대박이시다. 완전 감동의 눈물 ... ... ... 사실 눈물은 고추전이 매워서 난건지도 모른다.

--- 길섶 ---

여튼 여기서 잠시 쉬다가 다시 그 위쪽으로 다시 걸음을 옮겼다. 쉼터 전까지는 산길과 계단식 논이 반복되던 것이 등구령 쉼터를 지나 산길로 접어들면 이제는 그냥 산길이다. 다시 디군은 숲속을 걸어오 ~ 를 흥얼거리며 올라가기 시작하고 잠시 가다 보면 표지판이 하나 나온다. 갤러리 길섶, 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고. 왠지 느낌상으로는 표지판에 있는 거리보다 훨씬, 정말 훨씬 더 가야 나오는 것 같긴 한데, 여튼 시키는대로 가다보면 있긴 있다. 이건 대체 어느나라 900미터이며, 어느행성 400미터인거냐고 ... -_-a

갤러리 길섶: 사진작가 강병규님의 갤러리 겸 문화공간 + 생활공간. http://www.gillsub.com

사실 저 홈페이지는 다녀오고 나서 발견했다. 개인적으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그냥 길섶에 가서 부딪쳐 보는게 더 재미있는 경험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그곳에 가면 아래쪽에 살림집(그리고 특별한 일이 없으면 묶어갈 수도 있다고 함)이 있고, 위쪽에 갤러리 겸 사랑방이 있다.

갤러리

길섶 갤러리 내부

갤러리 건물

갤러리+사랑방이 있는 건물

갤러리 건물

생활공간이라고 한다



갤러리에 들어가서 걸려있는 사진들을 구경했다. 전시되어 있는 사진들을 모두 지리산에서 찍으신 것들이라 한다. 특히 나는 보라색 톤의 운해 사진이 마음에 들었다. 우어어어어어어어 +_+ 좀 구경하다가, 강병규님이 차나 한잔 하자고 하셔서 사랑방에 앉아 왠지 비싸보이는 기문차를 얻어마셨다. 꺄악!

완전 맛있다 ㅠ_ㅠ 으허헝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왠지 예상과는 좀 다른 분이셨는데 ... 전업 사진작가로 계속 활동하셨던 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5년 전까지 SI쪽에서 일을 하셨다고 한다. 주말마다 카메라를 들고 사진찍으러 산에 다니셨다고 ... 덜덜 -0- 좀 빡세보이는데 ... 라고 말을 꺼내니 가볍게 "미쳤지" 라고 답해주셨다. ... >_<=b

왠지 IT쪽에 있는 방문객들이 반가우셨는지, 회사를 다니던 시절 하셨던 프로젝트들에 대한 이야기도 좀 해 주셨고, 지리산에서 사는 이야기도 좀 해 주셨다. 역시 가볍게 "무식하면 용감하지" 로 결론을 깔끔하게 내려주시던데, 아하하하. 가을 즈음에 다시 가면 용정을 마실 수 있을거라면서 꼬시는데, 꼭 다시 가봐야겠다.

그렇게 30분 정도 이야기를 나누다가 슬슬 다시 올라가야 할 것 같아서 자리에서 일어섰는데, 왠지 아쉬워서 후원함에 3만원을 넣고 사진집을 하나 들고 나왔다. 사진집에 대한 감상은 아래에 적던가, 아니면 따로 정리하던가 하겠는데, 일단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은 오랫동안 혼자였을 것 같아> 라는 느낌이 확 든다. (죄송해요 ㅠ_ㅠ)

0123


그렇게 갤러리 길섶을 뒤로 하고 다시 등구재길로 복귀. ... 지금와서 이야기지만, 이날 하루 중, 아니 전체 여정을 놓고 가장 힘들었던 길이라고 하면 길섶에서 등구재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_-+ 강병규 아저씨가 그렇게 말하긴 했는데, 그냥 그러려니 하다가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진짜다. ... -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건 어느나라 400미터?

--- 길섶 편 끗 ---

그리고 다시 등구재, 가던 길을 계속 가면 등구재에 대한 이야기가 적힌 팻말이 잠깐 나오고 이제는 내리막이 시작된다. 여기서 무릎 나갈뻔했다. 운동화는 튿어지고... 올라가는게 힘들다면, 내려가는건 고통스럽다. 아으, 내려가면서 무릎에 쌓인 충격이 꽤 되는듯. 신발이 좀 뻘타였고, 걸음걸이도 안좋았던 것 같지만 그래도 아직 20대인데 며칠 지나서까지 무릎이 아프다니. ... !

꽃가마

그래, 꽃가마 타고 넘었다고?

이정표

이정표가! 빨간쪽으로 ~



이렇게 넘어가는 길에 등구재 길에 대한 설명과 이정표가 있다. 예전 새색시가 꽃가마 타고 넘던 길이라고 ... 가마꾼들 정말 죽어났겠군. 가마꾼 수난의 역사로 얼룩진 고개인가, 라고 생각하니 이곳에 어린 가마꾼들의 한이 느껴지는 듯 했다. 그리고 또 드는 생각이, 옆 마을 순이와 사귀려면 매일같이 이 고개를 넘어다녀야 했단 말이지 ... - 대단하다. 지금이야 대중교통도 발달했지만, 이 등구재를 매일같이 넘어가서 얼굴 한번 보고 돌아오고 이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 >_<=b

고냥이

길 옆 밭에 숨어있는 녀석

그렇게 등구재를 넘어 이제 내리막을 주우우욱 가다 보면 창원마을이 나온다. 여기서 쉬어갈까 했는데 아직 다섯시가 살짝 넘었을 뿐이라 그냥 금계까지 쭉 가보기로 했다. 창원마을 입구를 지나, 마실 나오신 어르신들께 인사도 하고, 길 옆에 빼꼼히 숨어있는 고냥이 도촬도 하며 다시 숲길로 접어들었다.

해도 뉘엿뉘엿 저물어가고, 게다가 산길이라 이제는 시원시원한 걸음. 그런데 걷다가 왼쪽 저~~~너머로 산을 깨서 돌맹이를 채굴하는 장소가 보이는 것 같은데 ... 나무에 가려서 확실히 보이지는 않지만, 멀리서 들려오는 중장비 소리과 언뜻언뜻 비치는 산 실루엣의 기이함이 확실히 그런것 같았다. 산길을 나가고 나서 역시나, 확인할 수 있었다. 멀리까지 보지 않아도 바로 창원마을->금계마을, 로 가는 길에도 채석장이 하나 있었다. ... 산을 깨서 파는건가, 난 잘 이해가 안되지만 말이지...

걷다 보면 여기 저기에 이쁜 꽃들도 피어있고, 도토리도 많이 떨어져 있다. 사진은 찍어두지 못했는데, 창원마을에서 금계로 가는 길은 다른 길보다 <돌>이 많다. 그리고 그 돌들이 좀 까맣다. 화산암인가? 이끼가 많이 있는걸로 봐서 비가 오거나 하면 물도 흐르는 것 같고. 하긴, 이렇게 돌이 많으니까 깨서 가져다 파는거겠지. 쳇.

돌 깨는 곳

이걸 가져다 판단 말이지?

꽃

길다가 찍은 꽃



그렇게 산길을 지나 다시 마을이 하나 나오면, 그곳이 금계. 내려가는 길에 나마스떼 쉼터가 있어서, 잠시 들러 세작 한잔 마시며 숨을 골랐다. 오후 여섯시가 다 되어가고, 저 너머에 있는 산에 다른 산들의 그림자가 드리우며 서서히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래도 해 떨어질때까지 한시간 정도는 여유가 있겠다 싶기도 하고, 나마스떼의 경치가 워낙 멋지기도 해서 좀 오래 앉아있었다. 나마스떼에서 보이는 봉우리들이 차례로, 두리봉, 하봉, 중봉, 천왕봉, 제석봉 이랬던가? - 기억이 확실하지 않지만 ... 노출이 좀 과다해서 그 봉우리들이 날아가버렸네. 이런. ㅋㅋㅋ 괜찮아 괜찮아.

나마스떼1

나마스떼의 경치

나마스떼

나마스떼의 경치

나마스떼

나마스떼의 경치



나마스떼에서 좀 쉬다가 다시 아래로 내려와 잘 곳을 찾았다. 멀리까지 가지 않고 바로 밑에 있는 민박에 묶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박 -_-b 주인 할머니가 혼자 사시는데, 말은 퉁명스럽게 해도 정이 많으신 분이셨다. 2층을 통째로 썼는데, 발코니가 있어서 아까 나마스떼에서 보였던 경치가 여기서도 그대로 보인다.

민박

민박!!!



한끼에 오천원, 정도를 내면 할머니가 밥도 해 주시는데, 쌀, 콩잎, 고추 등 대부분 할머니가 직접 재배하신 것들이다.그리고 덤으로 옆에 흐르는 엄천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들도 구워서 주시던데 ... 아들들이 내려와서 드시라도 잡아줬던 녀석들이라는데, 성수기도 지나서 오랜만에 온 뚜벅이가 반가우셨는지 이것저것 주시며 너무 잘해주셨다. 수박도, 복숭아도 ... 그러시면서 핸드폰에 있는 딸 사진도 보여주시며 자랑도 하시고 말이지... ^^

여튼, 그렇게 할머니 손맛이 느껴지는 저녁을 먹고, 씻고 나자 본격적으로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밤이 찾아왔다. 전날에는 몰랐는데, 여기 발코니도 그렇고, 방도 창문이 워낙 커서 하늘이 잘 보였는데, 별.들.이. 많이 보인다. 예전 강원도에 갔을때처럼 쏟아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夜空は星が降るようで

이 가사가 생각이 났다. (http://neya.tistory.com/45) 멋지다. 그리고 보일 건 다 보인다. 북두칠성이나 북극성 같은 유명한 녀석들은 별 힘들이지 않고 바로 찾을 수 있을 정도로. 한참 어두운 곳을 보다 보면 눈이 익숙해지면서 안보이던 녀석들이 울렁울렁 나타나기도 하고. ... 아까 길섶에서 샀던 사진집을 한장씩 넘겨보고 나서, 한참을 나와서 하늘을 쳐다보며 밤을 맞았다. 아쉽게도 아는게 별로 없어서 별자리를 많이 찾아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예쁘니까,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

이렇게 지리산 둘레길 위에서의 두번째 날이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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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 나마스떼
도움말 Daum 지도
Trackbacks 1 : Comments 4
  1. Favicon of http://cyworld.nate.com/minimono 박한나 2009.09.09 15:38 Modify/Delete Reply

    둘레길 정보 너무 감사해요.. 저도 9월 말에 둘레길 가려고 하거든요..
    우연히 들렸는데 너무 좋네요..
    민박집도.. 너무 예쁘구요..
    혹시 민박집 이름이랑 연락처 아시나요 ~~^^
    저도 여기서 하룻밤 묶고 싶네요..ㅎ

    • Favicon of http://deisys.net dgoon 2009.09.10 13:42 Modify/Delete

      죄송... ㅠㅠ
      전화번호가 안남아있네요 ㅠㅠ

  2. 알프스소녀 2009.10.05 17:52 Modify/Delete Reply

    종은정보 감사드려요...10월15,16일에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가보려구요,,,ㅎㅎ

    • Favicon of http://deisys.net dgoon 2009.10.06 10:05 Modify/Delete

      도움이 되셨다니, 기분이 좋습니다 ~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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