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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 - 미하엘 엔데

(P)review/Book 2007.07.01 01:05

xenosoz에게 빌려서 본 책.

아주 오래전, 내가 몇살이었는지조차 기억하기 힘들던 때에, 이 책을 읽은 적이 있다. 다시 읽기 전까지 모모에 대한 이미지는,

회색 아저씨들
복잡한 계산과 속임수
사람들은 바쁘다
시간

이 단어들이 전부였다. 어떤 이야기였는지도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당시의 나에게는 꽤나 어려운 책이었나보다. 지금이야 그냥 술술, 두세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책이다. ... 쉽다. 쉽다는 것이 중요하다. 파인만씨가 그랬던가? 쉽게 풀어낼 수 없다면, 충분히 이해하고 있지 못한 것이라고. 미하엘 엔데는 관계, 그리고 시간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인것 같다. 뭐, 알고 있다기보다는 고민을 많이 한 사람이라고 해야 하려나?

음... 여튼, 이번 독서에서는 저런 화두를 다 버리고 하나에 집중!

책을 읽으며 와닿았던 것은 시간에 대한 것보다 들음에 대한 것이었다. 이 두 가지는 잘 엮일 수 있는 개념이지만, 같은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데에 시간을 얼마나 쓸 수 있는가? 그 시간을 아까워하는가? 와 같이 시간과 들음이 만나는 지점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 여튼! 이야기를 잘 듣는 것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되었다. ... 기보다는 꽤 오래 전부터 Good listener 라는 화두가 머릿속에 있었는데, 기름붓는 격이랄까. 많은 생각들이 얽혀 있는데에 다시 뭔가 비집고 들어오니 머리가 어지럽다.

모모를 보고, 나를 본다. 나는 내 앞에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얼마나 잘 들어줄 수 있는가? 잘 듣기 위해서는 귀 뿐 아니라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한다. 듣지 않으려고 하면 어떤 얘기도 들을 수 없다. 정치인들이 왜 끝없는 쳇바퀴 위에서 서로 비방하는지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머리 또한 트여 있어야 한다. 알지 못하는, 알고싶지 않은 일을 잘 들을 수는 없다. 그렇게 보인다면, 그건 그냥 "그런 척" 하는 것 뿐이다... 진심이어야 한다. 이게 가장 힘든, 아니 사실은 의지로는 어찌 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다. 그리고 이게 가장 중요.

... 모모님은 진심으로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능력이 있는듯... 하지만 위에서 말한, 잘 알고 이해하며 들어주기에는 너무 어렸던 것 같다. 작가는 그걸로도 충분해, 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 생각엔 그걸론 2% 부족하다. 아무리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준다고 하더라도, 고민하지 않고, 공부하지 않고, 발전을 꿈꾸지 않는 사람이라면 ... 지루하다 - 는 것이지.

결국 책을 읽고 남은 것은 저것인가. 다른 사람, 그리고 나 밖의 세상, 마지막으로 내 안의 세상 - 의 소리를 듣기 위해 필요한 것. 열린 마음과 머리, 그리고 진심.

왠지 책에 대한 이야기를 쓰려고 했는데, 책과는 그닥 상관없게 와버렸다... 쳇.

P.S. 회색 신사들은 <무> 로 돌아간다. 미하엘 엔데의 다른 작품, <네버엔딩스토리> 의 Nothing 이 떠오른다. 이 작가는 없음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Trackbacks 0 : Comments 2
  1. Favicon of http://etnalry.tistory.com etnalry 2007.07.02 16:08 신고 Modify/Delete Reply

    '모모'도 읽어봐야 하는데.. 노란 표지만 많이 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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