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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1 Working poor - 워킹 푸어 - 근로빈곤 (3)
  2. 2007.03.20 황금돼지

Working poor - 워킹 푸어 - 근로빈곤

(P)review/Book 2009. 12. 21. 12:09
워킹 푸어-Working poor, 우리 (한자)말로 근로빈곤.

왜 일해도 가난한가?

라는 꽤 자극적이 어구로 소개되는 책이다. 당신은 일을 하고 있나? 그런데 가난하다고 느끼는가? 그래서 이 책을 들었다면, 아마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것을 보게 될 것 같다. 이 책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극빈층이라고 보기에 조금은 애매할지도 모르는 계층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현 88만원 세대들 중, 어떤 계급적 상향이동(이런 표현이 적절할지는 모르지만, 현재 한국 사회에서 경제력은 사실상 계급이라고 본다)도 이루어내지 못한 이들의 10년 후 - 의 모습을 그린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리 나라는 미국 경제 시스템을 베꼈다. 아마, 사회적 빈곤과 가난 같은 부작용들도 답습할 것이다 - 라고 디군은 생각하고, 그런 측면에서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여러가지 사례들이 아마도 현재, 그리고 앞으로는 더욱 더, 우리 주변에서 보기 쉬운 친근한(?) 이야기가 되어 있을 것 같다.

일단 시작하기 전에, 일해도 가난한 사람을 위한 비법(?) 같은걸 기대하며 책을 손에 들었다면 그냥 다시 책장에 꽂아두는게 낫겠다.

-----

책은 실제 인물(가명을 썼지만)들의 예를 들어 빈곤의 "Loop"을 보여준다. 뭐, 정확히 책에 있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런 식이다.

서울에 살고 있는 디군(가명?)은 편의점에서 시급 4천원(2009년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25살 남자다. 디군은 고등학교를 겨우겨우 중퇴했으며, 대학에 가지 않고 아르바이트로 살아온지 4년째이다. 버는 돈은 식비, 방세, 세금, 교통비, 핸드폰 요금 등으로 바로바로 나가기 때문에 모아둔 돈은 거의 없으며, 자기 계발에 쓸 수 있는 여유도 없다.

어느날 길을 가다가 발을 접질렀다. 이걸로 며칠간 편의점에 나가지 못했는데, 발못이 낫고 나서 편의점에 갔더니 해고되어 있었다. 다시 아르바이트를 구해야 하는데, 주유소 일은 날도 추운데 밖에서 하는 일이라 싫고, 음식 서빙도 힘들 것 같아서 알아보지 않고 있다. 피씨방 알바같은 일이 좋은데, 시급을 제대로 챙겨주지 않아서 좀 불만이다.

...

10년이 지나고, 디군은 시급 6천원(2019년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는 35살 남자다. 통장에는 3만원이 들어있는데, 대출/빚 이자 중 어떤걸 연체하고 어떤걸 내야 할지 고민중이다. 동거녀와 몇개월 된 아기가 있는데 분유 살 돈이 없어서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볼까도 생각해보았지만, 이미 빌리고 못갚고 있는 돈이 많아 그것도 쉽지 않을 것 같다. 지금 35살인데,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40대 후반같아 보이기도 하고, 체력도 많이 약해져서 피씨방/편의점 같은 아르바이트를 더 하기는 힘들다.

디군의 아이는 밥도 제대로 못먹고, 부모는 매일 돈 없다고 싸우거나, 아이를 내버려두고 돈 벌러 나가있기 때문에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 적절한 인격 형성, 교육적 환경, 이런 것들과 동떨어진 어린 시절을 보냈고, 이것은 그 아이의 평생을 따라다닐 것이다. 아마 이 아이도 나중에, 최저 생계비의 경계에서 디군과 비슷한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물론 이 디군은, 내가 아니다. ㅎㅎㅎ

빈곤은 어느 하나의 원인으로 만들어 지는게 아니다. 빈곤한 삶은 그 원인과 결과들이 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으며, 거의 대부분의 지점이 잠재적인 entry point 가 될 수 있다. 가난하기 때문에 높은 이자를 감당해야 하고, 가난하기 때문에 제 때에 병원에 가지 못해서 나중에 더 큰 치료비를 쓰게 되고, 가난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적절한 보살핌을 주지 못하고, 가난하기 때문에 빈곤 계층을 위한 정치인에게 투표하러 갈 여유가 없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이 결과를 더 악화시킨다. 사회적 구조, 개인의 무지, 학습된 절망 등 삶을 이루는 거의 모든 요소들이 가난의 원인과 결과가 되어 빠져나갈 수 없는 결계를 만든다.

이런 가난은, 한 사람의 일생을 가둘 뿐 아니라, 대를 이어가기도 한다. 아빠/엄마에서 아이로 <빈곤을 부르는 원인>들이 학습되어 가는 것이다. 쿨럭쿨럭!

물론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예외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예외는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

이 책에 이런 빈곤의 고리를 끊기 위한 방법같은건 없다. 여러가지의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밝히고 있기도 하고, 옮긴이의 말마따나

생존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써 버리는 사람들을 대신해,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

이라는 컨셉의 책이니까. 하지만,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 혹은 개선시켜 가기 위해서는

  1. 문제의 인지
  2. 해결을 위한 능력
  3. 해결의 의지

이런 것이 필요한데, 책을 읽는 독자에게 이런 부분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점에서 작가는 목표를 달성한 것 같기도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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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s 0 : Comments 3
  1. Favicon of http://shurain.egloos.com 슈레인 2009.12.21 16:02 Modify/Delete Reply

    아 슬프다

    • Favicon of http://deisys.net dgoon 2009.12.22 09:25 Modify/Delete

      슈레인은 26살 남자다. 하루종일 연구실에서 연구하지만, 월급은 ... 10년 후 여전히 박사학위를 못받아 연구실에 메여있...

      응?

  2. Favicon of http://bu.coachfactoryoutletsf.com/ coach usa 2013.04.07 04:11 Modify/Delete Reply

    설마 당신의 그 사람이 당신의 방식대로 당신을 사랑해주지 않는다하여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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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돼지

Thoughts 2007. 3. 20. 21:31

 이번이 돼지의 해(年) 이라고 했던가? 지난주에 돼지 한마리를 들였다. 황금색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토실토실한 녀석이다. 지금까지 어디 둘 곳이 마땅치 않고 쓰기는 귀찮고 했던 동전들을 다 먹였더니 1/3 정도 배가 차서 나름 묵직하다. 따지고 보면 이자율 0.0% 의 돼지통장이라고 볼 수도 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그냥 예금통장에라도 넣어놓는 것이 이익인가? ... 같은 귀찮은 문제는 좀 뒤로 하자.

황금돼지

토실토실한가? 주먹보다 조금 더 크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오면 주머니에 으레 동전 몇개가 있다. 이 돼지는 그 하루하루 내 주머니에서 나오는 동전을 먹고 산다. 내가 집에 들어올때까지 이 돼지는 무슨 생각을 할까. 오늘은 얼마나 먹을 수 있을까 생각하며 하루종일 나를 기다릴까. 나는 언제 배에 칼이 꽂힐까. 이런 생각들을 하는걸까...? 오늘 들어오는 길에 주머니에는 250원이 있었다. 요 며칠 한푼도 주지 못했는데, 오늘은 먹을게 조금 있다. ... 250원, 돼지가 오늘은 조금 무거워지겠구나. 빨리 키워야 할텐데. 250원... 돼지 밥값 이외에는 별로 쓸곳도 없는 돈. 내가 참 처량하다. 가난...

 집에 보내는 돈으로는 방세 내기도 빠듯한걸 안다. 어머님이 힘들게 일하시며 버는 돈을 보태도 겨우 한달을 살까말까. 그나마 요즘은 근처 좋은 목에 뭔가 Mall 같은게 생겨 장사도 잘 안된다고 하신다. 요즘 김치찌개도 해보고, 계란 후라이(!) 할때 껍질도 안빠뜨리고, 밥도 이제 잘 하게 되었다고 하자 힘없이, "뭐 해주지도 못하고..." 라며 말끝을 흐리며 아쉬워하신다. 난 지금 뭘 하고 있는걸까... 빨리 졸업하고 안정적인 직장이라도 구해서 집안을 구해야 하는건가. 몇년 전으로 돌아가 의대로 갔어야 하는건가. 바로 작년만 보더라도, 괜히 졸업을 미루지 말고 빨리 졸업을 하고 어디 취업이라도 했으면 조금은 덜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온갖 생각들이 든다.

 250원을 만지작거리다 보니 왠지 가난, 돈, 진로 이런 문제들이 머릿속을 메우며 조금 우울해졌다. 사실 저 돼지는, 형이 있었다. 조금 더 작고 속이 비치던 연녹색 애기였는데 ... 예전 집에서 "엄마, 저 돼지 다 채워서 맛있는거 사드릴께요." 라고 했던게 기억이 난다. 하지만, 결국 - 서울에서 살다 생활비가 부족해서 90%정도 차있던 배를 갈라 생활비로 쓰고 말았었다. 지금 저 황금대지는 그 녀석의 못다한 꿈을 이뤄야 할 녀석이다.

132800 원

배에 칼꽂힌 대지


저 황금돼지는, 지금 내 마음을 알까.

이런 상황에, 지름신 오신다고 헤드폰이나 살 생각을 하고 있다니... 지르기 전용 통장을 아예 황금돼지 통장으로 용도변경해버릴까.

어머니, 사랑해요, 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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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 가난, , 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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