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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29 지리산 둘레길: 3일차 금계->서암정사->송문교->동강마을->함양->전주

지리산 둘레길: 3일차 금계->서암정사->송문교->동강마을->함양->전주

Daily life/Tour 2009. 8. 29. 23:39
전날 새벽에 별 구경하느라 잠을 제대로 못자서인지, 아침은 좀 찌뿌두웅~ 했다. 별 구경은 새벽 2시 정도까지 하고, 아침에는 6시 정도에 일어나서 2층 거실에 있는 TV를 틀었다. 키르기스스탄의 대자연이 펼쳐지고 있네... 우어어어! 가고싶어 >_</ ... 라지만 지리산도 아름다운 곳이니까. ;-)

할머니가 차려주신 아침을 얌얌 맛있게 먹고, 오전 7시 30분, 다시 길을 나섰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지리산길 벽송사<->세동마을 구간이 폐쇄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벽송사에 갔다가 다시 돌아나와서 버스를 타고 소나무쉼터인가...? 거기까지 가야 한다고 하는데 ... 고로, 벽송사에는 갔다가 다시 와야 한다는 것. 거리를 보니 의탄교에서부터 대충 2km 정도 돼 보인다. ... 그냥 2km 라고 하면 얼마 안되는 것 같지만, 이미 어제 갤러리 길섶에 가면서 산길에서의 거리를 아랫동네 개념으로 추정했다가는 큰코다친다는 것을 배워둔 터라 고민하게 된다 ... 갔다 오려면 꽤 걸릴텐데 ... 오늘은 마지막 날이니만큼 일정을 좀 일찍 마치고 버스타고 나가야 하는데 ...

결국 그냥 벽송사에 가기로 결정. 어차피 벽송사에 다녀오고 나서 동강으로 가는 길은 국도가 근처에 있어서 언제라도(?) 버스를 타고 도망칠 수 있어 보여서, 시간은 거기서 조절하면 된다고 판단했다.

의탄교를 지나서, 추성골 민박, 이라는 건물 앞쪽에서 꺽어 이정표를 따라가다 보면, 또 갑자기 산길처럼 보이는 곳으로 올라가라고 한다. 올라갈땐 "아 본격적인 산길인가..." 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거긴 그냥 뒷동산 정도의 언덕일 뿐이다. 잠깐 올라가다가 다시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가면 금방 마을이 하나 나온다. 그 마을 옆쪽으로 이정표를 따라가면 길이 서서히 산길로 변해간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이래저래 이쁜게 많다. 대나무 숲도 나오고, 분홍색 꽃이 피어있는 길도, 마치 터널처럼 나무가 드리워진 길도 있다. ... 3일차는 카메라 배터리도 별로 없고 해서 사진을 많이 찍지는 못했다.

길을 가다 저쪽에서부터 나오시는 스님 한 분을 만났는데, 우리를 보자 가만히 손을 합장하고 인사를 하셨다. 길에서 마주치다, 라는 문장을 써보고 싶다. 계속 길 위에서 사람을 만나며 온 이틀이었지만, 딱! 이때가 이 문구를 써야 할 순간인 것 같았다.

길에서 마주치다

스님은 가볍게 인사를 하고 다시 휙휙~ 뒤로 사라지셨다

출입금지

출입금지

서암정사

서암정사 앞의 나무


가다 보면 왠지 인간이 만든 것 같은 구조물이 나와서 <다 왔구나!> 생각을 했었는데, 그쪽으로는 출입금지라고 한다. 근처에 있던 안내판을 보면 옛날 절에 가던 길로 지금은 안쓰는 길이 되었다고 ... 그리고 올라갈 때는 몰랐는데 그 근처에 있는 바위에 글이 많이 새겨져 있다. 한자에 까막눈이라서 제대로 읽지는 못했지만, 나무아미타불, 정도는 알아볼 수 있었다. 이 곳에서 잠깐 숨을 돌리고 다시 이어진 길로 올라가면 나무 계단과 함께 어딘가에 도착한다.

왜 서암정사, 벽송사 같은 이름을 쓰지 않고 그냥 어딘가 라고 표현했냐면 ...

저 날은 저기가 벽송사라고 생각하고 둘러보았기 때문이다. OTL

아아, 돌아오고 나서 사진을 정리하고 지도를 확인하면서 깨달았다. 벽송사에 가기 전에 서암정사라는 곳이 나오는데, 우리는 그런거 못봤잖아? 그냥 지나쳤나? ... ... 그래서 잠깐 웹서핑을 해서 사진을 보니, 저기서 도착했던 곳이 서암정사이고, 벽송사는 거기서 더 들어가야 하는 곳이었다. ... 어허허허, 서암정사까지만 가고 벽송사를 안보고 돌아나왔다는거. ㅠ_ㅠ

서암정사는, 본래 벽송사의 부속 사찰로 시작했는데, 이제는 독립된 사찰이 되었다고 한다. 벽송사는, 가보진 못했지만 듣기로는 한국전쟁 당시 고립된 북한군의 야전병원으로 쓰였던 역사가 있다고 ...

서암정사는 왠지 중국 무협영화에나 나올듯한 으리으리한 입구로 시작된다.

서암정사1

입구에서 어깨 힘주고 한컷

사천왕

사천왕들인가...?

사천왕

한손엔 칼을, 한손엔 여의주를...



저 입구를 통해서 들어가면, 왼쪽에는 해우소, 똑바로 가면 법당이 있다. 계단 위쪽으로 올라가면 큰 바위에 부조로 새겨놓은 부처님이 계신다. 잘 모르지만, 세명의 보살 위에 부처님이 계신 것 같은 형상이었는데 ... 참배객이라기엔 너무 부끄러워서 들어가서 보진 않고, 사진도 찍지 않았다. 한쪽으로는 용왕단? 이던가 ... 그런 곳이 나오고, 마실 수 있는 물이 있었다. ... 음, 이거 사찰에 있을법한게 맞나? -_-... (바로 옆에 무속행위 금지라고 쓰여있다)

올라가는 계단의 시작 부분에는 굴법당(정말 암석 안쪽으로 나있는 굴인듯)이 있었고, 수행중이므로 함부로 들어가지 말라고 되어 있었다. 조금 궁금하긴 했지만, 뚜벅이인 나는 참배객이라기엔 개념이 좀 부족했기에 그냥 입구만 보고 지나쳤다.

연못

연못


안쪽으로는 종이 매달려있는 출입금지 정자가 하나 있고, 그 오른쪽으로 물이 좀 더럽지만 그래도 작은 분수가 있는 연못이 있었다. 정자 아래쪽으로는 앉을 수 있는 간이의자가 두어개 있었는데, 거기에 앉으면 지리산이!!! 산세가!!! 눈이 확 트이는 경치가 나타난다. 그 경치 한켠으로 수행중이라 들어갈 수 없다고 했던 장소인듯한 암자가 보이는게 한 스님이 나오시는걸 볼 수 있었다. 삿갓을 쓰시고, 한손에는 육환장(맞겠지...?)을 들고 계셨다. 오오... 본격 스님이시다!

거기서 잠시 경치를 구경하다가 다시 돌아 나왔다. 다시 말하지만, 난 여기가 벽송사라고 생각했다. ㅠ_ㅠ ...

나오는 길에 왠지 아쉬워서,


삼각대도 없지만, 한장(두장?) 찍었다. 손으로 대충 찍고, 손으로 대충 이어붙인 거라서 좀 많이 허접하지만 그래도 광각렌즈도 없고...(똑딱이) ㅠ_ㅠ 이렇게라도 시원하게 봐야겠다.

그리고, 벽송사로 갈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한채, 다시 온 길을 되돌아 나갔다 ... 나가는 길에 좀 특이했던거라면 산길에서,

진짜 야생 뱀

을 봤다는거. 호오라, 길을 그냥 스윽- 지나가네. ... 갑작스러워서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사실은 얼어서 못찍은... 여튼 뱀을 한번 보고 나니, 또 나오지는 않을까 걱정되어 발밑만 보고 걷게 되었다.

돌아가는 길은 전체적으로는 내리막이라서 올라올때보다는 좀 수월했...긴 했는데, 전날 등구재 내려가면서 무릎에 무리가 있었는지 무릎이 살살 아팠다. 그렇게 한참을 산길을 돌아 나오고 나니 햇살이 뜨겁다. 아, 그래 이제보니 오늘 폭염주의보가 어쩌고 했던 것 같기도 한데 ... orz (디군은 선크림도 모자도 없었다)

그렇게 금계에 가서 의탄교 근처에서 버스를 탔다. 버스는 30분마다 있는 것 같았는데, 운좋게도 거의 바로 탈 수 있었다. 버스를 타고 아저씨한테 세동마을까지 간다고 얘기하고 한참을 ...

아아, 정말 절경이다. 엄천강인가? 강 옆을 따라 국도가 주욱- 나 있는데, 국도를 따라 달리면서 내려다보이는 강은 정말 멋졌다. 어떻게 말로 표현을 해야하려나. 금계마을은 나름 상류쪽이라서 유량이 많지는 않아 보였는데 내려가면서 물이 점점 많아지면서 계곡/천 에서 진짜 강이 되어가는 것 같아 보였다.

한참을 가다가 아저씨가 내리라며 가르쳐주셨던 곳은, 송문교였던 것 같다. 실제로 세동마을을 1.6km 정도 지난 곳으로, 예상보다 많이 와버렸다. 사실은 세동마을 살짝 이전에 내려서 걸을 생각이었는데. OTL ... 하지만 뭐, 좀 일찍 도착해도 마지막 날이니까 별 상관 없을꺼야 - 라는 생각으로 송문교를 건너서 바로 있는 이정표의 빨간색 방향으로 향했다. 세동마을은 1.6km 나 돌아갔다 다시 와야해... ㅠ_ㅠ

지도를 보면 송문교를 지나면서부터 엄청강이랑 좀 멀어지면서 산 쪽으로 길을 타게 된다. 그래서 엄청강이 안보이는걸까? 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중간중간 안보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길에서는 왼쪽으로 엄청강이 보인다. 좀 아쉬운건, 대부분의 길이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포장되어 있었다는 것이다. ... 그리고 송문교 근처에서는 좁은 길로 커다란 트럭들도 다녀서 좀 위험하기도 했다. ... 트럭이 지나갈 때 길 밖으로 나가 피해야 할 정도로 좁은 길이었는데, 무슨 공사를 저리도 열심히 하시는지 ...

엄청강

엄천강, 와! 놀자~

멀리

머얼리 물놀이 하는 사람이...

멀리

동강마을 쉼터인듯?



가다 보면 운서마을이 나오고, 운서쉼터도 나온다. 운서쉼터 근처에는 해동검도 지리산 수련원이 보였다. ... 왠지 한번 가보고 싶긴 한데,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고, 그냥 기억만 해둬야지. 그리고, 이 길을 걷다가, 뱀 한마리 더 봤다. --;

그런데, 왠지 서암정사를 다녀온 이후부터는 흥이 나지 않았다. 흙을 밟지 못해서일까 ... 동강마을 근처에 와서는 심지어 이 비좁은 길을 지나가는 택시도 만났다. 왠지 이상해 ㅠ_ㅠ

그냥 그렇게 걷다 보니 동강마을에 도착. 다리 앞에 수퍼마켓이 하나 있어서, 월드콘과 쌕쌕을 사먹고 잠시 숨을 고른 후에 다리 너머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함양행 버스를 기다렸다. 에이 ... 왠지 마무리가 그닥 마음에 들진 않았다.

한 20분 정도 기다리니 함양행 버스가 왔다. 덜컹덜컹 거리는 버스, 창으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 내 옆을 흐르는 강. 왠지 금계-동강 코스는 걷기보다는 드라이브 코스로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 요 며칠간 계속 걷기만 하다가 갑자기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니 이동속도가 적응이 안되는거다. ... 뭐... 뭐 이렇게 빨라!!!

버스

함양가는 버스 풍경


... 라고 잠시 놀라는 척 하면서, 한시간 살짝 안되게 버스를 타고 가다보면 함양이 나오고, 함양에 들어서는 바로 입구에 시외버스터미널이 기다리고 있다.

아아, 여기에 도착했을때가 3시 정도...?

터미널

함양 시외버스 터미널

터미널안쪽

터미널 안쪽 시간표

터미널안쪽

전주가는 버스 안



여기서 버스를 타고 전주로 향했는데, 첫날 들렀던 남원 터미널을 찍고 가더라. 왠지 반가웠다. ;-)

이렇게 3일째 일정이 마무리되고 ... 디군은 전주 터미널에서 전주 지도를 획득한 다음 전주 객사까지 걸어가서 전주교보문고에서 책을 두어권 사고 옆에 있는 엔젤리너스에서 친구를 기다렸다는 사실. ... 그리고 떡실신. 으헉;;; 휴가는 남았지만, 지리산 일정은 마무리!

...

P.S. 위치태그는, 결국 못갔다는 한을 담아서 벽송사로 ...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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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 벽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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